회사가 어렵다고? 그럼 우리가 살려야지!…SK하이닉스·한진중공업·쌍용차 노조의 '변신'

입력 2015-09-23 18:00  

SK하이닉스, 외부세력 차단…협력업체와 임금 공유
강성 이미지 강한 한진중공업 "믿어달라" 거래처에 탄원서
쌍용차, 6년 연속 '무파업'…임금 올리고 해직자 복직시켜



[ 남윤선 / 도병욱 / 강현우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3일 노·사·정이 합의한 노동개혁안에 반대한다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이날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경기도 안 좋은데 무슨 파업이냐’ ‘자기 배만 불리는 이기적인 대기업 노조’라는 시각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기업 노조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산다’는 공동운명체 정신을 앞세우는 노조도 적지 않다. 외부 단체의 경영 간섭을 막은 SK하이닉스 노조와 파업 없이 임금도 올리고 해직 노동자도 복귀시킨 쌍용자동차 노조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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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나누는 노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는 최근 시위로 몸살을 앓?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회원들이 매일 확성기와 꽹과리를 동원해 시위를 벌이고 있어서다. 삼성이 반도체 공장 직업병 피해자 보상을 위해 1000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는데도, 이들은 ‘공익재단’을 설립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반도체업체지만 SK하이닉스는 다르다. 일부 외부단체는 초기에 삼성전자와 똑같은 이유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차단하고 나선 건 노조였다. 노조는 “우리 조합원 건강은 우리가 챙긴다”며 간섭을 원천 차단했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지난 6월 올해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사와 공유한다고도 발표했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2009년 사업장을 바리케이드로 둘러치는 초강경 ‘옥쇄파업’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아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당시 강경 투쟁에 지친 조합원들이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 탈퇴했다. 지금은 ‘회사가 살아야 월급도 나온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노조와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쌍용차는 모기업 마힌드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한진중공업 노조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강성’이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그랬다. 타워크레인 농성은 아직도 TV 자료화면으로 나온다. 지금은 아니다. 조선업계 노조의 공동파업에 맨 먼저 불참을 선언할 정도로 확 달라졌다. 거래처에 “납기를 준수하고 품질을 보장할 테니 물량을 달라”고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LG전자 노조는 ‘노조의 사회적 책임(USR)’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었다. 노조가 앞장서 봉사활동 등을 하며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급노조 눈총엔 ‘속앓이’

그렇다고 이런 노조들이 마냥 맘이 편한 건 아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민주노총 등 일부에서 이른바 ‘어용이 아니냐’는 시각을 숨기지 않아서다. 한 노조위원장에게 ‘어용 논란’에 대해 묻자 “우리 임금협상장에 한번 와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싸울 땐 싸운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노조는 통상임금과 관련해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임금협상은 끝났지만 통상임금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차 노조도 2013년 무급휴직 중이던 454명을 전원 복직시켰다. 임금도 5년간 70%나 올렸다.

갈등은 있어도 서로 신뢰는 두텁다. SK하이닉스 노사는 나란히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소송은 법리적 해석을 구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건전 노조’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다. 한 노조 관계자는 “한국노총 등 상급노조에서 ‘배신자’ 취급을 하기 때문에 언론에 실명이 노출되면 절대 안 된다”며 “요즘은 외국 어디를 봐도 우리나라 같은 막무가내식 파업은 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남윤선/도병욱/강현우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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